후텁지근하게 데워진 공기에서 아지랑이가 피어올라 연아의 몸을 감싸안고, 웃음인지 무언지
모를 것이 헤벌레 벌어진 입가로 줄줄 흘러내려 비릿한 맛을 낸다.
짜증과 걱정을 잠시 잊은 채 스르르 잠든 연아를 보고 있자면, 연우는 항상 마음이 조급해지곤 한다. 울지 않고 슬퍼하지 않는 연아의 모습을 조금이라도, 더 오래 보고 싶었다. 내 소중한 연아. 꿈을 꾸나 봐. 이번에는 악몽이 아니길.
[별빛이 녹아내리고, 쏟아져.... 이것 봐 오빠. 눈 앞이 반짝반짝하잖아.]
[응, 연아야. 사랑해.]
오빠가 나한테 사랑한다고 말해줬어. 아마도 오늘은, 싫지 않은 꿈인 것 같아. 오빠, 신경질 부려서 미안해. 아니야, 아냐. 내가 잘못한 건 아니잖아, 오빠..? 그런 건 잘 몰라. 내 몸 안에 별의 조각이 있어. 어서 꺼내야 해.... 여기, 이 안에.... 조금 잘라 보면, 나오지 않을까....
꿈의 그늘에 잠겨 헤메던 연아가 설핏, 눈을 떴다. 선잠에서 깬 것 같다.
“오빠, 오빠...”
“응, 연아야. 오빠 여기 있어.”
“으응, 가지 마.”
“어디 안 갈게. 괜찮아, 더 자도 돼.”
“지켜 줘.... 잠들 때까지, 여기 있어.......”
잠투정을 부리다 도로 곤히 잠든 연아의 머릿결을 스르륵, 하고 쓸어넘겨 본다. 찢어지고 꿰맨 흉터들이 시야에 스친다. 여름 불에 달구어진 채 연아를 쉴 틈 없이 누르고 옥죄이는 것 같다. 아냐, 이제 괜찮을 거야. 연아야, 네가 아무리 스스로를 아프게 해도, 오빠는 다 괜찮아. 그러니까 빨리 나아.
지금처럼 푹 자. 어리광 부려도 돼. 연아가 뭔가 잘못해서 오빠가 연아를 혼내도, 그 다음엔 꼭 안아줄게. 전에 그랬지? 연아는 오빠랑 둘이서 하나라구, 연아는 그것만 기억하면 돼.
나오지 못한 말이 심장 안에서 바싹 말라 으스러져, 그 재가 핏속으로 모두 개어지고, 그 마음이 연우의 온 몸을 돌며 또 한 번 더, 연아와 연우를 단단히 묶어 좀맨다. 마음이 이렇게 단단히 묶인 것도 미처 모른 채, 연우는 연아의 손을 꼭 잡아 제 가슴팍에 대어 보고, 연아는 또 다시 꿈 속 바다를 헤매이며 잠에 든다.